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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

뉴욕 하트 아일랜드(Hart Island): 100만 명이 잠든 미국 최대 공동묘지의 숨겨진 역사

by 뉴욕멍 2025.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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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아일랜드란?

뉴욕 브롱크스 앞바다, 롱아일랜드 사운드 서쪽 끝에 위치한 하트 아일랜드(Hart Island)는 미국에서 가장 큰 공영 묘지입니다. 길이 약 1.6km, 폭 0.53km의 작은 섬이지만, 1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00만 명 이상이 안장된 미국 최대 규모의 무연고자 공동묘지이자, 뉴욕의 감춰진 역사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이 섬은 맨해튼에서 불과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하지만, 보트로만 접근 가능하고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는 고립된 장소입니다. 하트(Hart)라는 이름은 옛날 이 섬에 살던 사슴을 뜻하는 고대 영어 'hart'에서 유래했습니다.

하트 아일랜드의 역사

초기 역사 (19세기)

1654년 토마스 펠(Thomas Pell) 의사가 이 지역 원주민들과의 조약을 통해 이 땅을 취득했습니다. 이후 18세기와 19세기에 걸쳐 여러 부유한 지주들의 손을 거쳤으며, 처음에는 안경 모양 때문에 '스펙터클 아일랜드(Spectacle Island)'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1868년 뉴욕시가 이 섬을 매입했고, 1869년부터 45에이커를 시립 묘지로 지정하여 사설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포터스 필드(potter's field)'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하트 아일랜드는 무연고 사망자, 신원 미상자, 빈곤층을 위한 최후의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 섬

하트 아일랜드는 묘지 외에도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 남북전쟁 시기 북군 훈련소 및 남군 포로수용소
  • 황열병과 결핵 환자 격리시설
  • 정신병원
  • 약물 재활센터
  • 나이키 미사일 기지(1970년대까지)

에이즈 위기와 하트 아일랜드

1980년대 에이즈 대유행

1983년 뉴욕주 장례지도자협회는 회원들에게 에이즈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방부처리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에이즈 환자 가족들이 장례를 치를 장례식장을 찾기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수천 명의 에이즈 희생자들이 하트 아일랜드에 안장되었습니다.

하트 아일랜드 남쪽 끝에는 1980년대 공포의 절정기에 에이즈 환자들이 다른 매장지와 멀리 떨어진 개별 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시신보다 더 깊은 14피트(약 4.3m) 깊이에 매장되었는데, 이는 당시 사용하던 백호가 팔 수 있는 최대 깊이였습니다. 이러한 깊은 매장은 과학적 근거 없는 전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에이즈 위기 동안 많은 희생자들의 가족은 결정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고, 때로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조차 통보받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하트 아일랜드

2020년 4월, 다시 주목받은 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뉴욕이 압도되면서 수천 명의 뉴요커들이 하트 아일랜드의 대규모 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2020년 한 해에만 2,000명 이상이 매장되어 전년도의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팬데믹 최고조였던 2020년 봄, 뉴욕의 병원 영안실과 장례식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하트 아일랜드의 대규모 묘지가 급증하는 사망자를 위한 신속한 해결책으로 떠올랐습니다.

드론 영상이 공개한 충격

2020년 4월, 방호복을 입은 수감자들이 관들을 줄지어 묻는 항공 촬영 영상이 전국적으로 이 섬을 팬데믹의 영향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영상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고, 하트 아일랜드가 일반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매장 절차의 변화

뉴욕시 교정국 대변인에 따르면 하트 아일랜드의 매장은 5배 증가했으며 두 개의 새로운 참호가 추가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 영안실에서 30~60일간 무연고 시신을 보관했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은 이 기간이 14일로 단축되었습니다.

빌 드블라지오 시장은 "하트 아일랜드에 대규모 매장은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것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모든 시신은 존엄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하트 아일랜드의 매장 방식

대규모 참호 시스템

하트 아일랜드의 시신들은 단순한 소나무 관에 넣어져 참호에 매장됩니다. 관들은 참호에 3단 높이로, 2열로 쌓입니다. 과거에는 라이커스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삽으로 관 위에 흙을 덮어 무명의 집단 묘지를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민간 계약업체가 지게차와 기타 중장비를 사용합니다.

각 구역에는 150~200개의 시신이 안치되며, 묘지는 기둥이나 돌에 표시된 번호로만 구분됩니다. 개인 묘비나 명판은 없습니다.

시신 식별과 기록

각 관에는 ID 번호와 함께 고인의 나이, 인종, 발견 장소 등이 기록됩니다. 뉴욕시 교정국은 하트 아일랜드에 매장된 각 사람의 매장 위치를 기록하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72구의 시신이 가족에 의해 발굴되어 재매장되었습니다.

재사용 가능한 묘지

일반적으로 관은 25년간 손대지 않아야 하지만, 25년 후에는 묘지를 다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매장 참호가 25~50년 후 재사용되어 충분한 분해 시간을 허용했습니다.

하트 아일랜드 프로젝트: 잊혀진 이들을 기억하기

멜린다 헌트의 노력

하트 아일랜드 프로젝트를 설립한 멜린다 헌트는 매장된 사람들의 가족을 지원하고 이 장소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촉구해왔습니다. 그녀는 "하트 아일랜드 매장은 무례한 것이 아니다. 매우 신성한 장소"라고 말했습니다.

"하트 아일랜드의 문제는 그것이 너무 오랫동안 접근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실제로 묘지로 기능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사라지는 장소로 기능했습니다."

접근성 개선

2019년 법안 통과로 하트 아일랜드의 관할권이 교정국에서 공원국으로 이전되었고, 대중 접근성이 향상되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사전 등록을 통해 월 2회 묘지를 방문할 수 있게 되었으며, 2023년부터는 무료 공개 투어도 시작되었습니다.

현재와 미래

공간 부족 문제

2022년 시가 의뢰한 연구에 따르면 이 섬은 빠르면 2030년에 매장 공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뉴욕시는 참호당 관의 수를 늘리는 등 용량 확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가 기념물 논의

일부 옹호자들은 하트 아일랜드를 코로나19와 그 이전 팬데믹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 기념물로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에 대한 치유 측면에서 매우 도움이 될 것이며, 18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묘지에 표현된 모든 초기 전염병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하트 아일랜드 프로젝트 회장 멜린다 헌트는 말했습니다.

방문 정보

현재 하트 아일랜드는 공원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그곳에 매장되었음이 확인된 가족들은 공원국 직원의 동행 하에 묘지 방문 일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월 2회 무료 공개 투어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잊혀지지 않아야 할 역사

하트 아일랜드는 단순한 무연고자 묘지가 아닙니다. 이곳은 미국 역사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적 소외계층, 팬데믹 희생자, 빈곤층의 이야기가 새겨진 곳입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 희생자부터 1980년대 에이즈 위기 희생자,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19 사망자까지 - 하트 아일랜드는 우리 시대의 건강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을 증언하는 장소입니다.

멜린다 헌트의 말처럼, "언젠가 모든 뉴요커는 이 잘 알려지지 않은 섬에 안장된 누군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하트 아일랜드는 우리에게 존엄, 기억,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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